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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성중
미륵사 법당에 모신 이 분들을 화엄성중(華嚴聖衆)은 화엄신장(華嚴神將) 화엄신중(華嚴神衆) 호법선신(護法善神) 옹호성중(擁護聖衆)이라 부른다. 그 이름이 다양하다. 왜 화엄성중이라 하는가 화엄경을 읽으면 경문 초입에 여러 신들의 이름이 나열되고 있다 그래서 화엄경에 등장하는 신들이라는 의미로 화엄성중 화엄신장이라 한다. 신들이 모이는 집합장소, 신들의 만남의 광장이 신중탱화이다. 그러면 불교의 신은 언제부터 등장하는가?
1. 범천권청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보리수 나무아래에서 깨달음을 증득한 후 심오한 진리의 세계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이해 시킬 수 있을까? 사람들은 내가 깨달은 내용을 알아 들을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게 된다. 이때 하늘세계 브라흐마신이 \"세존이시여 중생들을 위하여 당신이 깨달은 진리의 세계를 법설하여 주십시오 어찌 무상도를 이루시고 어찌 법을 설하지 않으시려 하십니까 중생들 가운데 과거세에 훌륭한 덕본을 심어 법을 능히 감당하여 들을 자가 있을 것입니다. 원컨대 이들을 위하여 대비원력으로 묘한 법을 설하소서\"라고 간절하게 청법을 하게 된다. 이것을 범천권청(梵天勸請)이라 한다.
석가모니 부처님 재세시, 인도사회에서 브라흐마 신은 우주 최고 원리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 밖에 파괴의 신 쉬바, 유지의 신 비쉬누, 비쉬누의 화신, 크리슈나, 불의 신 아그니, 무용의 신 인드라, 태양의 신 수리야등 많은 신이 있었다. 그 신들 가운데 최고의 브라흐마신이 부처님께 설법해 주시길 청했던 것이다.
2. 선신과 악신
불교에서 신을 불법을 옹호하고 부처님을 수호하는 호법선신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신들도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나는 선신이고 그 하나는 악신이다. 미륵사 신장단에는 선신들이 모셔져 있다. 이 분들은 사바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을 주려고 있는 분들이다. 집안에 액운이 침범하지 않게 하고 잡귀나 마장제난을 미연에 방지시켜 주시고 가정에 일체 사고가 없게 해 주시는 분이다 때문에 우리는 신장님들에게 지심으로 예배하고 기도하는 것이다.
화엄성중혜감명華嚴聖衆慧鑑明 화엄신장님의 지혜로운 영감이여
사주인사일념지四州人事一念知 세상 모든 일을 헤아려 다 아시고
애민중생여적자哀愍衆生如赤子 중생 사랑하기를 자식같이 하시니
시고아금공경례是故我今恭敬禮 제가 이제 지심으로 예배합니다.
화엄신중(華嚴神衆) 탱화는 처음에는 39위(位) 신중탱화가 그 원형을 이루었다 그러다가 조선시대에 차츰 불교가 민간 신앙과 강하게 결합되면서 보다 많은 신들을 수용하여 104위 신중탱화를 이루게 되었다. 여기에는 대예적금강신, 동진보살(위태천), 왼쪽에 대범천 (브라흐마) 오른쪽에 제석천(인드라), 산신, 용왕, 조왕, 사대천왕으로 동방지국천왕 서방광목천왕, 남방증장천왕 북방다문천왕등 여러 신장들이 모셔져 있다.
불교에서는 여러가지 법설이 있는데 천백억화신千百億化身 석가모니불이라한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천가지 백가지 만가지 억가지 몸을 나투어 중생이 원하는 몸을 나투어 구제 한다고 한다.
석문의범釋門儀範에 석가화현금강신釋迦化現金剛身이라고 표현했다. 즉 석가모니부처님이 금강신으로 화현하여 근기에 맞는 중생을 구원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여래화현如來化現이기 때문이다.
3. 동진보살童眞菩薩은 누구인가?
통통한 얼굴에 인자한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제석천과 대범천을 좌우에 두고 있다. 동진보살(위태천韋太天)은 어려서 동진출가 하여 청정한 범행으로 오로지 불법수호를 위해 진력한 끝에 부처님으로부터 친히 위촉을 받아 세계를 보호하고 중생을 제도하며 마귀를 없애 불법을 수호하는 선신이다.
얼굴은 동안이고 손에는 금강저를 들고 있으며 장군의 복장으로 위엄을 보인다. 동진이란 동줆貞과 같은 말로 이성을 가까이 하지 않은 사람, 즉 숫총각 또는 숫처녀란 뜻이다. 어린 나이에 출가하면 동진 출가라 하는데, 동진보살은 동진수행을 해서, 평생 이성을 가까이 하지 않고 오르지 청정으로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화엄경에서도 동진주童眞住를 강조한다. 우리들이 동진보살에게 기도하고 예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중국의 도선율사가 어느 날 법당에서 예불하고 내려오다가 옆으로 넘어질 뻔 했다. \'아차\'하는 순간, 누군가가 와서 일으켜 세워 주기에 그에게 물었다. \'도대체 누구시길래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가?\' \'예, 저는 북방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의 아들 장경長瓊입니다. 스님께서는 계행이 청정하여 항상 옆에서 모시고 다닙니다.\' \'그렇다면 넘어지기 전에 잡아 주어야 할 것 아닌가.\' \'스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있지만 몸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에 멀리서 모시고 있습니다.\' \'그것이 무슨 말이냐?\' \'스님께서 화장실 다녀와서 잘 세정하지 않아서 냄새가 남아 있습니다.\'
그 후 도선율사는 입측5주入厠五呪를 만들어 화장실에 붙여 놓고 출입할 때 마다 읽었다고 한다. 위태천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든 무장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머리에는 날개깃이 달린 투구를 쓰고 합장을 하는 위태천이 있는데, 중국의 사원을 참배할 때 사찰 입구에 포대화상이 있고 포대화상 뒷편에 사찰의 경내를 바라보고 서 있는 위태천을 볼 수 있다. 칼을 양팔 위에 올려놓고 있으면 사찰에 숙박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칼을 아래로 내리고 있으면 숙박이 가능하다는 표식이다.
4. 신을 부리는 종교
불교에서는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곳을 상단, 신장님들이 있는 곳을 중단, 영가들이 있는 곳을 하단이라 한다. 신중들을 상위개념으로 두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깨달음을 증득한 부처님이나 고승은 신을 부리거나 신에게 명령을 내린다. 이것이 다른 종교와의 차별성이며 불교의 특징이다. 신라때 강원도 낙산사에서 의상 스님은 하늘의 신으로부터 천공(天供)을 받아 먹었다. 어느날 원효스님이 의상 스님을 찾아 갔다. 그런데 하늘의 신이 사시(巳時)때만 되면
가지고 오던 천공이 오지 않았다. 원효 스님이 늦게까지 기다리다 돌아가자 하늘의 신이 천공을 가지고 나타났다. 의상 스님이 늦은 이유를 물으니 덕이 높으신 스님이 계셔서 가지고 올 수 없었다는 것이다. 불교는 세계3대 종교 가운데 하나이다. 다른 종교들은 철저하게 신에게 복종하고 신에게 끌려 다니는 종교라면 불교는 신의 존재를 호법신장으로 이해하고 나아가 신을 부리고 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유일한 종교이다.
마지막 한가지 처방전이 있다.
이것은 함부로 쓰면 약효험이 없다. 도력이 있고 수행력이 있는 사람이 사용해야 한다. 사람이 살면서 일이 잘 안풀리고, 남에게 사기 당하고, 가산을 탕진하고, 집안에 우환이 많고, 가정이 빈곤하고 이런 등등의 일로,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기도법이다. 화엄성중을 옆으로 강하게 쬐려 보면서(비장한 마음으로) 한마디 한다.
“비싼 밥을 먹었으면 밥값을 해야지... 야! 밥값 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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