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일요법회 2019년 12월 29일
| 일광 | 조회수 1,775
범어사 일요법회

아름다운 마무리
오늘 2019년 12월 29일 일요일, 기해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이제 내일 모레 이틀이 지나면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이한다. 한해를 보내고 한해를 맞이하는 이때 우리 불자는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가? 또 새해를 맞이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첫째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것이다. 나의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이 <감사>하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건강해서 감사하고, 부처님 만나서 감사하고, 내 부모 있어 감사하고 내 가족이 있어 감사하고, 내 형제 있어 감사하고 내 여기 있음에 감사하고, 눈으로 보고 들음이 감사하고, 내 인생 그 자체가 감사하다.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지면 고통이 사라지고 미움이 사라진다. 이 세상이 감사하지 않음이 없다. 일일시호일  日日是好日 처처안락국處處安樂國이다. 열반사덕(涅槃四德)이라는 말이 있다. 열반(涅槃)이란 다른 말로 적멸(寂滅)이다. 탐진치 삼독의 불이 꺼진 상태를 적멸이라 한다. 욕망과 애욕, 갈애의 불이 꺼라. 그것이 꺼지면  열반사덕(涅槃四德)을 성취한다. 열반사덕은 상락아정常樂我淨인데 나의 존재가 영원하고 즐겁고 맑고 순수하다는 뜻이다. 욕망의 불이 꺼지면 감사의 마음이 더욱 극대화 된다.
베트남의 틱냣한스님은 화장실에서 청소하는 것이 자신은 너무 행복하다하고 말한다. 틱냣한스님의 어린시절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물통을 하나식 들고 밖으로 나가서 적당히 알아서 용변을 봐야 한다. 출가해서 절에서도 화장실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모두 가난했다. 화장실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럽다고 틱냣한스님은 회상했다.  
경북 군위에 인각사라는 절이있다. 1993년 쯤 내가 아는 도반스님이 주지로 있을 때 인각사를 처음 참배하였다. 그때는 인각사가 아주 썰렁 하였다. 섣달 겨울인데 스산하기 짝이 없었다. 도반스님은 김장 김치와 배추를 가지고 와서 많이 먹어라고 권유하였다. 공양주보살님은 마을 사람인데 집으로 돌아가고 도반스님과 내가 둘이마주 보고 차를 마셨다. 인각사 주지가 작설차를 주면서 밖에서 우는 새소리를 들어보라 하였다. 내가 귀를 세우고 즐어보니 “우~~~~~~하고 우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인각사 주지는 <홀~~~~~~애비 중>이라 하면서 나에게 다시 들어보라 하였다. 가면히 들어보니 그렇게 소리 내는 것 같았다. 또 새벽예불 잘하고 사시기도 잘하면 <참중, 참중, 참중>한다고 한다. 새벽예불 사시기도 안하면 <땡중, 땡중, 땡중>한다고 한다. 가만히 들어 보니 새가 그렇게 우는 것 같았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체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혜국큰스님도 태백산 도솔암에서 22살에 혼자 수행정진할 때 밤만 되면 그렇게 공포심이 들었다고 한다. 잠자는 방은 차고, 배는 고프고, 공부는 집중이 안되고, 밤은 왜 그리 무서운지, 밤에 우는 부엉이이와 산새소리는 “저~~새끼~~~죽일까 말까, 저~~~~~새끼 죽일까 말까” 그렇게 들리는 것이다. 또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산새들이 “되고 말고 되고 말고 돼지 돼지.......” 이렇게 들린다고 한다. 자신의 마음에서 여러 가지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다시 군위 인각사 이야기다. 우리 도반이 저녁을 주는대로 공양을 많이 먹었더니 이번에는 화장실에 가도 싶었다. 주지스님이 화장실에 가서 큰 것하면 조심하라고 했다. 밑으로 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큰 것 하번 하면 엉덩이를 하늘로 번쩍 들어야 한다고 했다. 화장실에 가서 조심스럽게 하는데 <풍덩> 소리가 나는 것이다. 나는 얼른 엉덩이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조금식 잘라서 누었다. 그래도 <풍덩> 소리가 나면 엉덩이를 번쩍 들어야 했다. 볼 일을 보고 나온 나에게 도반은 괜찮느냐고 물어 보았다. 문제가 있다고 했더니 가마솥에 물을 펄펄 끊여 놓았다고 말한다. 나는 부엌에서 샤워를 했다. 지금은 인각사 불사를 많이 했다. 지금도 인각사를 가면 새소리와 화장실이 생각이 난다. 원래 인간의 수명은 60까지라고 한다. 그래서 60갑자에 보면 갑자 을축 병인 정묘로 나간다. 예부터 인간칠십고래희人間七十古來稀라 했다. 예부터 일흔살까지 사는 사람은 드물었다라고 말한다. 60이상 지나면 우리는 부처님으로부터 큰 선물, 축복을 받은 것이다. 죽어서 저승으로 가야 할 내가 이승에 멀쩡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60이상의 삶은 공짜로, 덤으로 사는 것이다. 나는 더 행복하고 보람있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매사에 감사해라. 현실을 깊이 사유해 보라. 모든 것이 감사하다. 세상에 감사하지 않음이 없다.
둘째는 <초심初心>을 잃으면 안된다. 초심은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스님의 계초심학인문에 나오는 글이다. 처음 사찰에 입문하여 스님이 되고 하는 사람들이 배우고 익혀야 할 여러 가지 사찰예절과 규범 같은 것을 적어 놓은 글이다. 역대로 초심을 간직한 사람은 인생을 성공하고 중간에 초심을 잃은 사람은 모두 인생을 실패했다. 불자님들은 어떠한가. 그 초심이 살아있는가? 상실 했는가? 셋째 나는 누구인가를 자문해 본다. 과거 어느 스님은 해가 넘어가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스스로의 수행을 점검 했다고 한다.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던지는 메시지는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하라 둘째는 초심을 잃지 말라 셋째는 모든 것을 감사하라 범어사를 사랑하는 불자여러분! 2019년 한해 잘 마무리 하시고 새해 부처님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